날 것이었던 정규작 < Tongue > 이후 랩 테크닉의 고점에 선 조광일의 세 번째 EP 타이틀이다. 과거 ‘암순응’과 ‘호우주의’가 그랬듯 시작부터 타격감이 강한 첫 문장은 자신을 향한 평가와 일침에 대해 날 세워 깎은 응수로 답한다. ‘Ride dirty, die sliding’, 잡음에 굴하지 않고 가장 나다운 것으로 정통성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는 결국 고수해 낸 ‘속사포 랩’을 통한 그만의 영역 확보와 맞물린다.
뒤처짐 없이 등속하는 플로우는 그대로 두고 전달력을 높였다. 상징과 같았던 파열음의 빈도를 줄여 단어 간 연결을 부드럽게 이으면서도 여전히 단단한 발성과 적소의 라임 배치로 임팩트의 소실을 막는다. 밀도 높은 메시지에 비해 다소 옅은 비트의 동력, 변주 없는 신시사이저 등 흔한 레퍼토리를 전전하는 트랙 자체의 설득력은 약하다. 희소성을 넘어 성숙까지 거쳐냈으나 그 흡인력에 걸맞는 사운드는 아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