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활동명만큼이나 강렬했던 김상민그는감히전설이라고할수있다의 첫 등장을 기억한다. 팔로알토와 허클베리 피라는 두 베테랑의 신예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린 후 스윙스의 선택을 받기까지의 탄탄대로에서 김상민에게 쏠렸던 시선은 사실 기대보다 의문에 더 가까웠다. 하이퍼팝과 키치한 가사의 조합이 당시 많은 이들의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경했던 까닭이다. 허나 힙합 신의 거대한 흐름은 끝내 그에게로 향했다. 김상민이 그간 추구해 온 사운드가 더 이상 낯설게 들리지 않는 지금, < Invasion (Deluxe) >가 잠재력의 완전한 개화를 알린다.
김상민의 최대 장점은 염따와 GGM을 아우르는 너른 스펙트럼에서 나온다. 소위 ‘음지’라 불리는, 날것의 매력을 극대화한 래퍼들과 근래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는 빅 네임들은 한 무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맞물린다. 테크니션의 면모를 발휘한 키드밀리와 < Yaho >의 연장선에 있는 이케이뿐만 아니라 언더그라운드를 거점으로 활동해 왔던 진 역시 에너지 레벨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버스(verse)로 다양성에 기여했다. 하이퍼팝과 디지코어, 뉴 재즈와 저크를 한데 모은 후 피처링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감각이 36분의 러닝 타임을 지배하는 변화무쌍함을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뎀 보우 리듬을 채택해 주도권을 양홍원에게 내준 ‘황제펭귄’을 제외하고는 주인공의 퍼포먼스가 줄곧 중심에 자리한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음반의 성격을 단번에 제시하는 ‘Intro’에서 추임새를 적극 사용한 ‘Harari flow’, 걸출한 멜로디 메이킹이 빛난 ‘2014’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래핑이 기틀을 견고히 다진다. 상대적으로 응집력이 떨어지는 후반부에서도 톤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1분대의 곡을 포진해 빠르게 전환하는 방식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실없고 즉흥적인 유머 사이에서 속내를 내비친 ‘모두를 가장 높은 곳으로 초대하기 위해 가장 깊은 곳으로는 내가 기꺼이 다이빙할 테니’, ‘잘 때 안경 끼고 자, 내 꿈을 더 뚜렷하게 봐야겠어’ 같은 라인 또한 작품을 더욱 다층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모든 것이 새로운 시대의 적자는 김상민임을 가리킨다. 연거푸 ‘인디고’를 외치는 스윙스의 존재, ‘김상민에게 넘겨 바통’이라 샤라웃하는 키드밀리의 가사, 마침내 완수한 앨범 단위의 증명까지. 이러한 성취를 유행에 때맞춰 편승한 덕이라 깎아내리기에는 1집 < Nasa Certified >와 AP 알케미 컴필레이션에 걸쳐 찍은 발자국이 걸어온 길에 뚜렷이 남아 있다. 찾아온 기회를 결과물로 바꾸는 행운은 그만한 역량을 갖춘 이에게만 주어진다. < Invasion (Deluxe) >는 쉴 새 없이 시류가 요동치는 요즈음의 힙합에서도 결국 내실이 관건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다.
-수록곡-
1. Intro [추천]
2. 무한의 계단 (Feat. 염따) [추천]
3. Harari flow (Feat. GGM Kimbo) [추천]
4. 실리콘밸리 (Feat. 키드밀리) [추천]
5. Bakara (Feat. Street Baby)
6. (Bonus track) Nightingale (Feat. Swings)
7. 황제펭귄 (Feat. 그냥노창 & 양홍원)
8. Invasion 2 (Feat. EK)
9. 2014 (Feat. JIN & Swings) [추천]
10. Innovasion [추천]
11. New drip (Outro) (Feat. likecannabiss)
12. Interlude (Deluxe departure) (Feat. Swings)
13. Kiton
14. Lessgo 2 (Feat. Molly Yam)
15. Epic high [추천]
16. Kite (Feat. Young Weej & GGM Lil Dragon)
17. S.U.O.H. (Feat. BIG 9ULPO)
18. 깃 (2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