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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언더스코어스(underscores)
2026

by 이재훈

2026.05.04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고도로 성장한 알고리즘은 개개인을 묶어두었고 그 결과로 각자의 취향이 고립되고 있다. 시대를 지배하는 아티스트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이런 이유에서 기인할지도 모른다. 좋고 나쁨을 따질 문제는 아니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등용문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배경에서 탄생한 언더독의 반란이 반갑다. 수면 아래에서부터 꾸준히 주목받았던 언더스코어스가 그 주인공이다. 

본인이 바라보던 비전과는 다른 미래를 마주했기에 < U >는 여러모로 전작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다. 다음을 제시하지 않아도 되자 타 장르와의 접점을 찾으려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게 되었다. 여전히 비틀린 소리가 존재하지만 받아들이기 쉬운 지점까지만 밀어붙인다. 팝에는 어려운 스토리텔링 또한 필요하지 않다. 가상의 도시를 상정하는 대신 현실에 존재하는 쇼핑몰이나 공항을 떠올리며 노래를 만들었다. 기저에 깔린 생각은 자신을 영원히 할리우드에 묻지 말라는 말과 다르게 자본주의의 본거지에서 나와도 무방한 ‘Hollywood forever’에서 드러난다.

원하는 것을 쟁취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던 ‘Spoiled little brat’은 ‘Tell me (U want it)’에서 시류에 따라 얼떨결에 얻게 된 유명세에 당황스럽다는 심정을 밝힌다. 쏟아지는 시선을 극복하듯 자신의 ‘Music’에 장르를 규정지으려는 행위에 반대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해방된 공간에 어디를 채우고 비워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화음을 쌓는 ‘The peace’는 펜타토닉스의 1인 버전이 된 듯하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BPM과 ‘My friends don't like the things you say’ 같은 가사에서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가 떠오르는 ‘Bodyfeeling’은 지향하던 맥시멀리즘을 내려놓고 간소해진 구성의 매력이 드러나는 곡이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방식도 그렇다. 작품을 만들면서 생기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음악 자체에만 집중했다는 인터뷰처럼 한결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임하니 팝에 한 발 다가갔다. 힘을 빼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 U >는 본인의 이름에 밑줄을 남기기 손색없는 결과물이다. 뒤처지던 점수 차로 형성된 부담감 속에서 이루어내는 역전승만큼 짜릿한 사건도 없으니까.

-수록곡-
1. Tell me (U want it) [추천]
2. Music [추천]
3. Hollywood forever
4. The peace [추천] 
5. Innuendo (I get u)
6. Lovefield 
7. Do it 
8. Bodyfeeling [추천] 
9. Wish u well [추천]
이재훈(sngov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