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걸그룹 여자친구 출신’이라는 수식이 굳이 필요할까. 유주는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탄탄한 가창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자신의 색을 넓혀왔다. 작년 여름 EP < In Bloom > 또한 청량한 록으로 물들이며 마음에 와닿는 대로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는 인터뷰의 진심을 재차 증명했다. 이번 싱글은 여기에서 분위기를 다시 한번 틀었다. 밴드 사운드를 유지하되 이내 첫사랑의 잔상이 선율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에 맞춰 강점인 고음 대신 무게중심을 낮춘 목소리는 미련과 원망이 뒤엉킨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무난한 퀄리티와 별개로 신선함은 다소 부족하다. 먹먹한 질감과 그 위에 얹은 감각적인 보컬은 이미 다수의 사례를 남긴 조합이고 구성과 멜로디 역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더구나 몽환적인 톤의 보컬 운용도 이전 알앤비 스타일의 곡들에서 많이 보여주었기에 반전을 꾀할만한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새로움보단 안정감을 택한 곡. 익숙한 방향으로 기운 발걸음이 흐릿한 인상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