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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Pop 3
시스템 서울(SYSTEM SEOUL)
2026

by 박승민

2026.08.14

근래 급부상해 컬트적인 팬덤을 형성한 크루 시스템 서울의 흥행 요인은 두 가지로 나뉜다. 노스탤지어 자극과 디지코어를 위시한 해외 트렌드의 기민한 흡수. 이를 바탕으로 작년 연거푸 앨범을 내놓으며 활약한 이들은 < SS-Pop 2 >에 쏟아진 주목을 계기로 무단 샘플링 논란에 휘말렸다. 게임 OST와 2010년대 가요 등 각종 출처의 음원을 큰 변형 없이 차용해 정식 스트리밍 유통했기에 일어난 촌극이다. 저작권이나 창작 윤리를 비롯한 갑론을박을 잠시 뒤로 하고 음악만을 바라보았을 때 관건은 명확하다. 히트곡 샘플이라는 커다란 무기를 버리고도 완성도를 확보할 수 있는가?


처음으로 과제를 마주한 이 신예 집단은 신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했다. 멤버 ycs의 아련한 멜로디 메이킹이 돋보이는 ‘약속해’가 최대 장기를 강화한 예시라면 기존 작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실험을 꾀한 경우도 존재한다. 해피 하드코어 혹은 개버 킥을 난타해 순식간에 분위기를 전환하는 ‘Break’와 ‘Mineral audio’는 조미료 역할을 도맡는다. 여러모로 닮은 미국 래퍼 슬레이어(slayr)가 떠오르는 곡 사이의 연결 역시 작품을 다채롭게 만드는 변주다. ‘ADHD’를 필두로 역동적인 구성의 트랙들이 입체감을 더하는 가운데, 보다 익숙한 감성을 선호한다면 ‘Summer time : d’과 ‘ㅠㅜㅜ’가 알맞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다만 전작을 웃도는 볼륨은 불가피한 동어반복을 불러왔다. 주로 짧은 길이에서 진가가 십분 발휘되는데다 상술한 변화구가 앞쪽에 집중되어 생긴 약점이다. 기나긴 빌드업 이후 온갖 소리를 쏟아부어 밀어붙이는 ‘어딘가’, ‘Anyone -나의어린시절-’의 퓨처 베이스 드롭을 연상시키는 ‘어차피’에서 다소 손쉽게 청자의 정서를 끌어올려 끝까지 인도하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영화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에서 음성을 가져와 인터루드로 배치한 ‘Wish you 행복’은 감정 과잉을 감당한다면 제법 아릿하게 다가올 엔딩이다. 전자음을 피아노로 뒤바꾼 마무리는 후반부 전체를 할애한 만큼 노골적이고 또 신파적이나 마냥 거부하기 어렵다. 힙합은 본래 유치함과 치기어림을 안고 있는 젊음의 장르였다.


발매를 앞두고 SNS를 통해 ‘Without sampling’이라 공언한 데서 읽히는 한계 자각. < SS-Pop 3 >는 신비주의와 가벼운 태도를 견지해 온 크루의 고민을 고스란히 담은 음반이다. 향수를 유발하는 주요 전략이 친숙한 과거에만 기대지 않음을 증명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취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종종 여운을 남기지 못한 채 한여름의 백일몽처럼 쉬이 흩어지는 가사와 선율은 시스템 서울의 호소력이 여전히 한정된 범위에 머묾을 드러낸다. 허나 이마저 이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번잡한 작금의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이미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으니.


-수록곡-

1. 약속해 [추천]

2. Break [추천]

3. Mineral audio

4. Summer time : d

5. Fall-ever

6. Lost in Seoul

7. ㅠㅜㅜ

8. ADHD [추천]

9. 26ss

10. Paris :

11. 어딘가

12. 내가 어렸어 :<

13. 어차피

14. Wish you 행복 (Interlude)

15. Wish you 행복 [추천]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