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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er (Gold Album)
위저(Weezer)
2026

by 한성현

2026.08.29

위저가 원하는 타이틀은 단 하나다. 1990년대 중반 폭발한 얼터너티브 록 흐름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영광? 30년도 더 전 과거의 유산이다. 인터넷 밈 활용에 능통한 밴드?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들, 정확히 말하자면 프론트맨 리버스 쿼모는 현역이라는 수식어를 갈망한다. 50대에도 식지 않는 왕성한 창작력과 변주 정신 덕분에 실내악 앨범 < OK Human >과 사계절을 차례로 담은 < SZNZ > 4부작도 나올 수 있었다.

동시에 그는 정량적 성취에 목마르다. '골드 앨범'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일곱 번째 셀프 타이틀 < Weezer >의 탄생 배경이다. 저조한 티켓 판매로 취소된 < SZNZ > 레지던시 공연, 그리고 이와 대조되는 데뷔 앨범 30주년 투어의 흥행은 대표곡 'Undone - the sweater song'을 패러디한 'C.E.O.'의 반항적 순응으로 폭발한다. 옛날 음악만을 바라는 세간의 수요가 밉지만 그게 시장의 섭리라면 그래, 기꺼이 'Say yes'를 외쳐주마.

그리하여 과거 지향적이다. 한동안 작곡과 녹음 모두 분업화한 것과 달리 네 멤버가 함께 모여 제작에 참여했고 크레딧에도 이름을 올렸다. 성공 공식을 초심에서 찾겠다는 얘기다. 복습의 결과가 나쁘지 않다. 근 몇 년 사이 SNS에서 여성 보컬과의 듀엣 트랙이 바이럴 히트의 수혜를 입은 것을 의식해 펑크 밴드 웬즈데이의 보컬 칼리 하츠먼을 초대한 'We might as well be strangers'는 2020년대 위저가 발표한 싱글 중 최고라 할 수 있고, 지역적 뿌리를 언급하는 'The LA sound'도 오랜만에 만나는 우수한 엔딩 트랙이다.

'Up in the clouds'처럼 진지하거나 연약한 곡의 반짝거림에 비해 대외적 인식처럼 철부지 흉내를 내는 순간 음반은 빛이 바랜다. 굳이 책임 소재를 찾자면 드러머 패트릭 윌슨이다. 첫 예고편 'Shine again'만 하더라도 특유의 투박한 작곡 스타일이 선명했으며 'Nowhere'는 제목처럼 맥없이 흩어지고, 'Hoops'는 공동 작곡가 리버스 쿼모의 과한 유머까지 겹쳐 유치함의 끝을 달린다. 막무가내로 엉성한 후렴을 뱉는 작법은 위저의 최저점으로도 꼽히는 < Raditude >, 그중에서도 'In the mall'과 비견되는 급이다. 마침 이 또한 그가 만든 노래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다. 종종 고꾸라지는 멜로디로 나타나는 에이징 커브의 흔적을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솔로 연주와 까슬까슬함을 되찾은 톤으로 만회하려 노력하고 있으니 끝내 이들에게 정을 뗄 수가 없다. 1990년대 커리어는 여전히 불가침의 영역이고 2010년대 중반 맞이한 두 번째 전성기와 비교하기에도 한참 약하지만, 신작은 < Weezer > 시리즈 안에서 놓고 본다면 생기를 회복했던 녹색 앨범과 엉뚱한 상상이 가득한 붉은색 음반 정도는 된다. 50대 중후반에도 디스코그래피로 서열놀이를 벌이게 만드는 밴드. 그것만으로도 위저는 영원히 젊다.

-수록곡-
1. Say yes
2. Shine again
3. Don't make it weird
4. We might as well be strangers (Feat. Wednesday) [추천]
5. C.E.O.
6. Hoops
7. Nowhere
8. The show must go on
9. Up in the clouds [추천]
10. The LA sound [추천]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