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울려 퍼지는 경쾌한 기타 스트로크에 놀라는 것도 잠시. 현악을 두른 보컬이 이윽고 익숙한 영역으로 진입한다. 작년 EDM 스타일의 ‘부릉부릉(Vroom vroom)’과 뉴 잭 스윙 ‘Feel the groove’를 통해 기존 이미지 탈피를 노렸던 이창섭은 결국 제일 편한 곳으로 돌아왔다. 곡의 매무새 자체는 지극히 평이한 편이다. 기성 발라드식 전형적인 전개와 어법이 이어지는 와중 제목의 ‘그리고’와 가사 속 ‘그리려’, ‘그리다’의 연결만이 약간의 재미를 남긴다. 강한 J팝 색채의 록 ‘초록별’과 더욱 틀에 박힌 다른 수록곡 간의 타협이었을까. 표현 범위가 넓은 보컬을 지녔음에도 여러 산발적인 시도 사이에서 유의미한 가능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한정된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