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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th Note
클로즈 유어 아이즈(CLOSE YOUR EYES)
2026

by 안준용

2026.11.08

방법을 참조하는 것과 개성을 구축하는 것은 다르다. 장르의 특색을 전면에 내세우면 보편성과 멀어질 수 있지만 팝의 익숙한 틀에 몸을 욱여넣는 순간 주체가 흐려지기도 한다. 다양한 스타일과 섞이면서 성장한 K팝은 최근 이 숙제를 풀고자 특정한 방향을 팀의 중심으로 삼기 시작했다. 알앤비 베테랑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키스 오브 라이프, 힙합의 작법을 과감하게 가져온 롱샷과 코르티스, 전자 음악을 주시하는 V8까지. 외형을 따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긴밀하게 음악을 탐색하는 흐름 속에서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또 다른 길을 찾는다.


작년에 발을 뗀 신인 아이돌인 것과는 별개로 안정성 있게 균형을 잡은 방책은 일곱 곡 중 어느 하나도 색을 과시하지 않는 점에 있다. 강한 변주가 없다는 뜻이지만 이질감 없는 조화가 음반의 핵심. 선두를 맡은 재즈 리듬의 ‘Open your eyes’와 유연한 리듬 앤 블루스 ’Slowly bleed’, 여유로운 보사노바 ‘Baby bossa nova’가 담백한 보컬로 묶여 곡선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 질서가 잡힌다. 윤시내의 ‘이 밤을 즐겁게’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Drop that!’은 비슷한 양식에 근간을 두었던 마마무의 ‘Piano man’, 엔시티 유의 ‘Pado’와 달리 곡 자체의 존재감보다 앞뒤 연결에 집중해 몰입감을 증강한다.


가창자와 제작자를 철저히 분리한 K팝은 후자의 취향과 감각에 휘둘리기 쉽다. 수동적인 공정을 타파하듯 이번 앨범은 멤버들의 높은 참여도가 고무적이다. 전작 ‘내 안의 시와 소설은’, ‘X’부터 이름을 올렸던 리더 전민욱을 필두로 전원이 작사 전반에 가담해 음악에 생동감을 넣었다. 크레딧의 비중만으로 주도권이나 성숙도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착상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장르적 실험과 맞물려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유행에 맞춰 본질을 희석하지 않는 결과물이기에 앞날이 더 빛난다.


모양만 새로우면 무기가 될 수 없다. 전례 없던 모험과 신선한 도전도 음악으로 조율하기 위해서는 듣기 쉬운 언어로 번역이 필요하다. 독자적 노선을 개척하기엔 시기상조여도 음악에 대한 이들의 호기심은 다양성과 범용성 양쪽을 묶을 회색지대로 향한다. 실력은 충분하니 고유한 영역에 닿을 길목을 찾을 일만 남았다. 가장 짧은 음표를 의미하는 < 256th Note >의 본래 뜻과 반대로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연주는 멈추지 않고 다음 장을 준비한다.


-수록곡-

1. Open your eyes [추천]

2. Drop that! [추천]

3. Vibe check

4. Slowly bleed [추천]

5. Fool for you

6. Baby bossa nova (Feat. 주혜린) [추천]

7. Eternity

안준용(ddory04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