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Indestructible)'을 외치며 랜시드가 돌아왔다. 여섯 번째 음반 <Indestructible>에 담긴 강한 자신감이다. 전작 <Rancid>의 하드코어 펑크 성향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가장 성공한 음반 <...And Out Come The Wolves> 시절의 색채를 짙게 드리웠다. 약간의 스카 리듬에 쏙쏙 먹히는 멜로디, 그리고 정치적인 가사가 시종일관 신나고 유쾌하게 이어진다. <...And Out Come The Wolves>를 사랑하는 랜시드의 팬들이라면 쌍수를 들고 반길만 하다.
과연 '천하무적'으로 군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여섯 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랜시드'라는 굵직한 이름을 펑크 록계에 남겨온 랜시드인지라 이번에도 그 이름이 네임 밸류의 역할은 잘 해내고 있는 듯하다. 첫 싱글 'Fall back down'부터 팝적 선율과 듣기 편할 정도의 펑크 사운드로 치장, 특히나 그린데이나 오프스프링 류의 네오펑크를 좋아하는 국내 팬들을 부담 없이 뭉치게 할만한 곡이다.
뿐만 아니라 단순무식(?)한 1분 36초를 숨 가쁘게 채우는 첫 트랙 'Indestructible'는 의기양양하게 앨범의 문을 여는 적절한 오프닝 곡. 스카리듬을 조금은 능청스럽게 뿌려둔 'Red hot moon', 'Start now'는 타이틀곡에 버금가는 팝적 선율로 그득한 곡들로 돋보인다. 'Memphis'의 선동적인(?) 멜로디와, 천성적으로 좌절에 물든 이에게 힘을 주는 듯한 'Born frustrated', 'Back up against the wall' 등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Arrested in shanghai'는 랜시드식 발라드같다.
섹스피스톨스의 후계자임을 자처했던 랜시드답게 '짧고 강렬한' 펑크 넘버들도 빼놓지 않았다. 2분도 채 안되는 시간이 묵직하고 날렵한 기타리프로 채워진 'Out of control', 난장판에서 한껏 흥을 돋우는 듯한 'Roadblock', 단순한 기타리프와 함께 'Go'를 연신 외치며 시작하는 'Ivory Coast' 등이 그렇다.
따라서 팝적 감각을 적당히 안배한 랜시드의 새 음반은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비록 네오 펑크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랜시드는 그 방면에서 아직도 왕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벌써 여섯 장의 앨범을 내놓은 랜시드 인기의 상향곡선은 그리기 힘든 것이 대세라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수록곡-
1. Indestructible
2. Fall back down
3. Red hot moon
4. David courtney
5. Start now
6. Out of control
7. Django
8. Arrested in shanghai
9. Travis bickle
10. Memphis
11. Spirit of '87
12. Ghost band
13. Tropical london
14. Roadblock
15. Born frustrated
16. Back up against the wall
17. Ivory cost
18. Stand your ground
19. Other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