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Chinese democracy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
2008

by 이대화

2008.12.01

15년 만이다. 1999년에 'Oh my god'이 싱글로 발표되긴 했지만 정식 스튜디오 앨범은 1993년 < The Spaghetti Incident? > 이후 처음이다. ‘신보’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팬들은 놀라움 반 환호 반으로 간만의 흥분에 들떠 있다.


2008년 현재, 하드 록은 냉정히 말해 ‘퇴출’을 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중이다. 너바나(Nirvana) 등장 직후 이미 사형 선고가 내려진데다가 지금은 그로부터도 17년이 흘렀다. 간혹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stem Of A Down) 같은 하드 록 성향의 신인들이 선풍을 일으키긴 했지만 헤게모니는 확실히 이동했다.


그래서 팬들이 가장 바랐던 것은 아마 ‘이 고만고만한 록 사운드 시대’에 과거에 듣던 짜릿한 아레나 데카당스를 다시 만끽할 수 있는가 여부였을 것이다. “15년 만이다!”, “하드 록이 부활한다!”, AC/DC와 메탈리카(Metallica) 컴백에 대한 뜨거운 반응도 비슷한 기분에서 유래한 것 아닐까.


하지만 음악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기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본래 건스 앤 로지스 기타는 굵고 압도적이면서도 블루지한 맛을 잃지 않은 정통 하드 록 기타였다. 그러나 이번엔 파괴력과 독기가 강한 ‘코어’ 느낌이 강하다. 슬래시(Slash)의 자리를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로빈 핑크(Robin Finck)가 대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 맛이 나지 않는다.


결국 ‘반쪽’ 컴백이 문제다. 슬래시 말고도 이지 스트래들린(Izzy Stradlin), 더프 맥케이건(Duff McKagan), 맷 소럼(Matt Sorum) 같은 전성기 멤버들이 빠진 채 앨범이 만들어져 흡사 다른 그룹의 음악을 듣는 것 같다. 물론 이만한 실력이면 충분히 대단하긴 하지만.

이대화(dae-hwa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