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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of rust
도브스(DOVES)
2009

by 박효재

2009.04.01

도브스(Doves)는 라디오헤드(Radiohead), 엘보우(Elbow) 등과 비교되며 우울한 음악을 하는 밴드로 알려져 있다. 슬픈 분위기는 공통적이지만 도브스가 주조해내는 우울한 소리샘에는 드라마가 있고 왠지 모르게 진정성 같은 것이 느껴진다. 우울하지만 그것으로 곡의 가치가 다하는 것이 아니기에 귀 기울여 볼 만 하다.


'Kingdom of rust'는 우울이라는 단어로 다 형용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긴다. 우선 완급,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다. 아마도 댄스 음악을 했던 전력에서 나오는 노련미인 듯하다. 시종일관 곡을 이끄는 애잔한 컨트리 비트는 맥 빠지지 않게 슬픔을 전달한다. 이들의 완급조절, 강약조절 솜씨는 중반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와 드럼이 세기와 템포를 높여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오케스트라 스트링이 쫙 펼쳐지면서 순간 이완시켜주는 진행은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일부러 윤곽을 일그러뜨린 사운드 질감과 은근 터프한 지미 굿윈(Jimi Goodwin)의 목소리 또한 매력적이다. 마치 진실한 것을 찾아 헤매는 이의 방황을 형상화 한 듯한 희뿌연 소리와 그 위를 유영하는 지미 굿윈의 텁텁한 목소리는 일체의 작위적인 비장미를 배격하며 묵직하게 가슴 속을 파고든다. 도브스만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빛깔의 슬픔이 어떻게 구현되어있을지 다른 곡들에도 기대를 품게 된다.

박효재(mann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