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한 템포와 아르페지오로 더욱 짙어진 몽롱함 속에서 목소리는 목적 없이 떠돈다.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는 대상이 사라지고 나와 주변을 잇는 언어가 곧 사라짐에 따라 결국에는 고립돼버리는, 인간상에 대한 이들의 고민과 해석, 결론이 곡에 잘 담겨있다. 노래 안에서 밴드는 부유하는 사운드로 잡아낸 공간감 뿐 아니라 외침에 점차 세기를 더하는 전개 방식을 취하며 서사성까지 획득해냈다. 덕분에 곡 길이가 다소 길어졌다. 감상에 조금은 부담이 따르겠으나, 한 번쯤 찬찬히 곱씹어보면 좋을 곡이다.
서울
쏜애플(Thornapple)
2016
이수호(howard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