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이후 근 3년 동안 정기고는 싱글 위주로 활동해왔다. 단숨에 알려진 이름에 비해 솔로 커리어가 부족했던 그.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이번 앨범이 첫 정규 작이다. 앞서 공개된 ‘Hey bae’, ‘야상곡 Nocturne’의 가스펠과 펑크(Funk)적 요소는 음반이 ‘썸’과는 다른 방향임을 암시한다.
작품의 포문을 여는 ‘Across the universe’에서 보컬의 넓은 음역대가 미니멀한 사운드 위를 유영한다. 코러스에 등장하는 현악 편성과 도트처럼 찍히는 전자음은 부피를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 곡에 따듯한 색감을 부여하고, 베이스가 뜯기며 그루브를 만든다. 소위 ‘힙’한 음악으로 분류되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는 셈. 알앤비 보컬리스트 정기고, 그가 제일 잘하는 음악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