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고의 최근 행보는 재즈에 집중됐다. 정기고 퀸텟의 결성과 쳇 베이커 헌정 앨범, 각종 라이브 세션 등이 그 예다. 2012년부터 공연에서 불러온 노래를 재즈의 문법으로 재구성한 중고 신곡 ‘상처팔이’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색소폰 솔로까지 동원하며 구색을 갖춘 노래는 가창과 가사를 통해 개성을 획득했다. 정기고는 상대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이기적인 주인공을 연기하듯 표현하며 노래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연주와 가창이 다소 겉도는 경향도 있지만, 그 부조화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만만치 않다.
상처팔이
정기고(Junggigo)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