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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boy
레드벨벳(Red Velvet)
2018

by 정민재

2018.02.01

최고의 주가를 증명하듯 불과 2달여 만의 신곡이다. 정규 2집의 리패키지 앨범 < The Perfect Red Velvet >의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Bad boy’는 전작 ‘피카부(Peek-A-Boo)’ 이후 획득한 자신감의 결과다. 유독 ‘벨벳’ 기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이들은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팀과 어울리는 연출법을 찾았다. 그루브로 중무장한 리듬 패턴, 랩과 싱잉 사이에서 넘실대는 멜로디, ‘빨간 맛’ 같은 활력 없이도 캐치한 후렴이 강하게 귀를 당긴다.


감각적인 악곡과 달리 단순한 해석이 듣는 재미를 제한한다. 아이린의 개성 있는 첫 소절을 제외하면 곡 스타일과는 무관한 SM식 가창의 연속이다. 댄스 팝에서는 자연스럽게 기능하던 보컬 퍼포먼스가 장르 색이 강한 ‘Bad boy’에 이르자 평면적으로 음정을 전달하는 데 그친다. 노래의 정교한 만듦새가 무색할 정도다. 영리한 돌파구임은 틀림없으나 그룹의 색깔과 음악적 완성도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다.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