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 후회, 씁쓸함, 나름의 도덕적 반성까지. ‘히트 공식’에 없는 단어들을 한가득 끌어안았다. 이 곡의 강력한 소구력은 바로 그 과감함에 있다. 한심한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누워 자신을 원망해본 경험, 다들 굳이 이야기하진 않지만 모두가 갖고 있고 또 자주 겪는 그 경험을, 메인스트림의 울타리 안에서 상당히 성실하게 풀어냈다. 뛰어난 가창력이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이끌고, 피아노와 스트링이 보컬의 지휘를 뒤따른다. 잘 어우러진 요소들이 정념의 폭발 없이도 주제를 정확히 전달한다. 불 꺼진 방, 베개 위 소박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