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후회하는 절절한 가사와 감정의 고조를 뒷받침하는 고음의 가창. 돌아보면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에 있어 발라드만큼 주류의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장르도 없다. 잘만 만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고, 여기저기 BGM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은데다가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노래방 골든넘버로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기 때문. 사재기던 아니던, 음원순위추이가 정상이건 정상이 아니건 간에, 이 노래 역시 그 익숙한 패턴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으며 멜로디 역시 – 왠지 모르게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이 떠오르는 것만 빼면 – 대중적인 설득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물론 진부함이 기본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뛰어난 노래는 아니지만, 근거 없이 까내릴 노래도 아니라는 뜻.
한번 생각해보자. 음원차트 1위에 오래간 머물렀던 임창정이나 엠씨더맥스의 발라드는 이 노래에 비해서 무엇이 그렇게 특출났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음악적으로 뛰어나서? 아니면 고음이 더 올라가서? 유명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임창정도 ‘그때 또 다시’로 인기를 얻기 전까진 완전 무명이었다. 노래가 뜨니까 사람도 유명해진 거지. 제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래가 뜨기 전에 가수가 유명해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금 인지도가 없는 가수들이 음원차트 10위안으로 올라가면 다 사재기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아이돌은 본래 캐릭터를 파는 산업이니 이해해준다 쳐도 그런 개념을 가요계 전체 판으로 끌고 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결국 사재기가 아니라고 해도 이 노래가 1등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란 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자고로 노래나고 사람났지 사람나고 노래나는 것이 아니다. 꼰대 같겠지만, 나는 팩트를 이야기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