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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
임재현
2019

by 황선업

2019.06.01

이별을 후회하는 절절한 가사와 감정의 고조를 뒷받침하는 고음의 가창. 돌아보면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에 있어 발라드만큼 주류의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장르도 없다. 잘만 만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고, 여기저기 BGM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은데다가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노래방 골든넘버로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기 때문. 사재기던 아니던, 음원순위추이가 정상이건 정상이 아니건 간에, 이 노래 역시 그 익숙한 패턴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으며 멜로디 역시 – 왠지 모르게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이 떠오르는 것만 빼면 – 대중적인 설득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물론 진부함이 기본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뛰어난 노래는 아니지만, 근거 없이 까내릴 노래도 아니라는 뜻.


한번 생각해보자. 음원차트 1위에 오래간 머물렀던 임창정이나 엠씨더맥스의 발라드는 이 노래에 비해서 무엇이 그렇게 특출났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음악적으로 뛰어나서? 아니면 고음이 더 올라가서? 유명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임창정도 ‘그때 또 다시’로 인기를 얻기 전까진 완전 무명이었다. 노래가 뜨니까 사람도 유명해진 거지. 제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래가 뜨기 전에 가수가 유명해지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금 인지도가 없는 가수들이 음원차트 10위안으로 올라가면 다 사재기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아이돌은 본래 캐릭터를 파는 산업이니 이해해준다 쳐도 그런 개념을 가요계 전체 판으로 끌고 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결국 사재기가 아니라고 해도 이 노래가 1등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란 건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자고로 노래나고 사람났지 사람나고 노래나는 것이 아니다. 꼰대 같겠지만, 나는 팩트를 이야기한거다.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