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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취했어
임재현
2019

by 김도헌

2019.10.01

선배들이 ‘술이 문제야’라 했건만 ‘몸에 안 좋은 거 하러 왔어’라는 낯간지러운 노랫말의 ‘조금 취했어’가 나왔다. 도입부부터 불안한 음정 처리로 아슬아슬한 임재현의 목소리에선 일말의 감정보단 후렴부 ‘노래방 고음’을 위한 준비 동작만이 남아있어 불편하다. 물론 아직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오지도 않았다. ‘어디야 지금 뭐해 빨리와’라는 철없음으로 얼룩진 메시지가 우선 괴롭고, ‘가창력의 척도’로 평가받는 고음을 힘겹게 토해내는 보컬을 듣는 것이 고역이며, 정체 불명의 ‘Xiyehn아’까지 오면 노래가 겨냥하는 지점이 너무도 노골적이라 실소가 터진다.


곡 자체야 발라드 시대의 흔한 곡이라지만 그 감정선과 표현 능력이 놀랍도록 서툴다. 뮤직비디오 속 코인 노래방에 머무르는 임재현과 발라드 작곡가들은 사랑보다 노래와 음악을 우선 연습해야 한다.

김도헌(zener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