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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회
오혁
소금(Sogumm)
2020

by 정연경

2020.10.01

'내 입맛'부터 소금이 지속적으로 전해온 메시지는 '악플 금지'다. 평범한 한 인간임을 호소하며 그간 받아온 상처를 풀어놓았던 그의 솔직한 가사는 '야유회'에서 제법 위트 있는 코러스로 바뀌었다. '똑같이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 아빠 앞에서'라니. 일차원적이나 매우 효과적인 마법의 문장이다.


부모님 소환으로 모든 걸 일축해버린 단순한 가사는 낯섦으로 가득한 음악에 고명 같은 존재다. 월드 뮤직처럼 생경한 1, 2절의 퍼커션과 프리 코러스를 이끄는 날 선 양철 소리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심도 있는 표현과 어려운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온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그 어느 것에도 집중하기 힘들었을 테다. 사이키델릭한 후반부까지 생각해보면 압축적인 가사는 신의 한 수인 셈이다.


그렇다고 요즈음의 음악과 동떨어진 괴상한 음악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당장 카페, 편집숍에서 흘러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로파이한 사운드와 펑키한 기타 리프가 귀를 거스르지 않는 편안함을 추구한다. 여기에 나른함의 대명사 소금과 오혁이 만났으니 '야유회'의 분위기는 안 봐도 비디오다. 좋은 멜로디는 좋은 노래의 필요조건이므로 이하 생략.

정연경(digikid8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