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작품 ‘Trip’ 속 이야기처럼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에도 릴러말즈의 작업은 멈추지 않는다. 2017년 정규 < Y > 이래 특유의 다작으로 힙합 뮤지션 중에서도 돋보이는 결과물을 꾸준히 제출해온 그가 여름을 맞이해 비를 소재로 한 신곡 ‘비 내리면’으로 대중과 깊은 소통을 시도한다. 그간 발표한 ‘방에 혼자 있을 때’, ‘Gone’ 등 싱잉 랩의 기조를 이어가며, 지루한 장마철을 닮아 먹먹하다.
프로듀서 보이콜드가 깔아놓은 빗길 위로 릴러말즈와 소금이 천천히 목소리를 내디딘다. 짙은 애수를 머금은 기타 리프와 느린 박자를 대변하듯 메트로놈처럼 작동하는 퍼커션을 의도적으로 비껴가는 느슨한 창법이 여운을 퍼뜨린다. 불분명하게 전달되는 가사가 진지한 감상의 목적보단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가깝기에 끈적한 위로를 담은 사운드가 편안히 청자에게 다가선다. 수많은 계절 노래 사이 뚜렷하진 않지만, 문득 떠오를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