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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ient Number 9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2022

by 소승근

2022.09.01

오지 오스본의 13번째 앨범이라는 것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들을 볼 수 있어서 반가운 음반이다. 블랙 사바스 시절의 동료 토미 아이오미뿐만 아니라 제프 벡, 에릭 클랩튼 그리고 펄 잼의 기타리스트 마이크 맥크래디, 메탈리카의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 건스 앤 로지스의 베이시스트 출신 더프 맥케이건, 제인스 에딕션의 베이시스트 크리스 채니와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 개러지 록 밴드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의 기타리스트 조쉬 홈, 2022년 3월에 세상을 떠난 푸 파이터스의 드러머 테일러 호킨스까지 흘러간 시간을 추억하는 라인업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록음악 팬들에게 < Patient Number 9 >은 음악 자체의 호불호를 넘어 그 익숙한 이름에 기쁠 것이다.


빌보드 앨범차트 5위권 안에 올랐던 3장의 이전 앨범 < Black Rain >, < Scream >, < Ordinary Man >의 스타일을 유지하되 한층 더 무겁고 어두운 음악으로 채색하기 위해 고딕 사운드를 창시한 블랙 사바스 시절의 동료 토미 아이오미를 초대했다. 이렇게 블랙 사바스의 음침한 무게를 장착한 < Patient Number 9 >은 앞에 언급한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우리를 숨 막히는 어둠의 세계로 안내한다.


방탄소년단의 ‘Idol’, 카밀라 카베요의 ‘Havana’ 등을 만든 작곡가 알리 탬포시가 로버트 트루히요,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드럼 채드 스미스, 오지 오스본과 함께 작곡한 앨범타이틀 ‘Patient number 9’부터 예상을 뒤엎는다. 서서히 타오르는 7분짜리 대곡을 최전방에 배치해 초반에 승부를 띄우는 최근의 작곡 패턴을 비웃으며 트렌드를 역행한다. 오지 오스본의 1980년대 스타일을 연출한 ‘Immortal’과 ‘Dead and gone’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수록곡이 느린 템포에서 육중함을 이끌어 내고 어둠을 극대화한다.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73세의 노장이 발표한 신보는 환영하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고 번잡하다. 거대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빛을 내지만 이것이 오히려 통일성을 저해하는 독으로 작용했다. < Patient Number 9 >은 록의 거성 오지 오스본이 ‘왕년’의 뮤지션들을 모아 찬란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동시에 록 진영의 분발을 촉구하는 음반이다.


-수록곡-

1. Patient number 9

2. Immortal [추천]

3. Parasite

4. No escape from now

5. One of those days

6. A thousand shades

7. Mr. Darkness [추천]

8. Nothing feels right

9. Evil shuffle

10. Degradation rules

11. Dead and gone

12. God only knows [추천]

13. Darkside blues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