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여기서 주류의 한 축이 된 뉴트로와 펑크(Funk) 리바이벌의 흐름, 혹은 현 세대의 새로운 음악 수급처로 부각받은 틱톡 챌린지 등의 뻔한 설명은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복귀의 중간 점검을 알리는 신호탄 ‘Rush hour’는 오히려 그 영감의 모태가 되는 수많은 오마주나 발 빠른 유행 포착, 호화 피처링, 신세대적 마케팅 같은 부차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
격한 표현에 오해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다시 말해, 이 곡의 장점은 여러 배경지식을 압도하는, 일관된 '직관성'에 있다. 진득한 베이스 사이를 가벼이 휘젓는 드럼과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브라스 사운드는 풍성한 세션의 결과지만 결코 과하지 않고 유려하다. 경쾌한 편곡에 맞춰 과감한 변화를 거친 크러쉬의 보컬 스타일과, 이에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알찬 호흡을 펼친 제이홉의 퍼포먼스 역시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마치 음악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어떠한 적정선을 유지하며 안정된 줄타기를 이어가는듯 하다.
그 결과 어느 누구에게라도 거부반응이 없을 만큼, 쉽고 명료하며 몰입적인 히트 넘버가 탄생했다. 후광에서 불과 2년 전 비슷한 포맷으로 차트를 휩쓸었던 지코의 ‘아무노래’ 신드롬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쩌면 그의 외침대로 빽빽하게 도로를 점거한 러시아워 만큼이나 이제는 ‘크러시의 시간(C-rush hour)’으로 붐빌 차례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