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키한 리듬의 신스 팝으로 성숙미를 물씬 풍긴다. ‘Maniac’은 모체 그룹 여자친구에서 비비지(VIVIZ)로의 출구 전략이 잘 작동한 결과다. 굵직하게 다듬은 베이스 라인이 기저를 잡고, 멤버들은 힘을 빼고 노래하며 목적에 따른 역할을 적절히 수행했다. 따뜻한 사랑과 우정의 잔향을 노래하던 이들이 내뱉는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가사 역시 이에 크게 일조하며 새로운 지향과 색채를 아로새기는 데 일견 성공한다.

부산한 지점 없는 깔끔한 계획, 그러나 그 알맹이와 위력은 다소 약하다. 익숙하고 귀에 편하게 내려 앉는 반주를 위시했지만 뚜렷한 경쟁력을 갖춘 요소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여유와 연륜을 대변하고자 했던 저음의 보컬 톤은 각자의 개성을 묻히게 만들었고, 잘 짜여진 구절들은 안정적이나 귀를 오랫동안 잡아 끌지 못한다. 적당히 흘러가기에 어려움은 없으나 ‘Maniac’스러운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