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종종 삶에 지친 모두는 마음 한구석에 그저 한 마리의 동물처럼 짖어대고 싶은 욕구를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라쿠나의 신곡은 현란한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퍽 현실적이다. 밴드는 더 이상 우리를 환상적인 미지의 공간으로 데려가지 않는다. 그저 무아지경 속에서 싸늘한 비아냥만을 중얼댈 뿐.
작년 공개한 ‘우주의 여름’, ‘John’과 비교했을 때 톤이 확 달라진 새 싱글은 여러모로 밴드의 커리어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감성적인 장경민의 보컬이 신랄한 후렴 기타 리프를 만날 때 살짝 어긋나는 지점이 있지만 과감한 시도 앞에서 약간의 마찰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주변의 소음을 잘근잘근 씹어대는 가사처럼 그 무엇에도 개의치 않는 에너지가 매력적인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