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가 브레이브걸스 이후 13년 만에 선보인 4인조 걸그룹 캔디샵은 참 운도 없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아일릿, 유니스, 베이비몬스터, 리센느와 전쟁 같은 경쟁에서 생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레이스는 2024년 여름이 지나야 가시적으로 판명날 것이다.
2024년 3월 27일에 데뷔한 캔디샵의 EP < Hashtag# >에는 4곡이 수록되어 있지만 러닝타임은 10분이 안 된다. 모든 곡이 2분대라는 것은 곡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지만 한편으로는 스토리텔링의 부재를 의미한다. 음악은 쓸데없이 질질 끌지 않고 짧게 끊어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가사는 방향타를 잃었다. 자신감을 과용한 ‘Hashtag#’, 10대 소녀에겐 어울리지 않는 허세를 당당함으로 착각한 타이틀곡 ‘Good girl’, 자의식 과잉을 담은 ‘No fake’는 작사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멤버 소람, 유이나, 수이, 사랑이 참여하지 않은 노랫말은 10대 소녀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스캔하지 못한 채 부유하고 이들의 가사 전달력은 아직 흐릿하다.
곡 분위기는 2000년대와 2010년대지만 이것이 호불호를 가르는 기준점이 될 수 없다. 최근의 아이돌 노래 대부분이 과거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가창력.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 팀은 확실히 선율과 비트를 대중적으로 주조할 줄 알고 멤버들은 음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보다 비트를 다루는 능력이 좋다. 그웬 스테파니의 ‘Hollaback girl’을 참고한 1분 30초 길이의 치어리딩 오프닝 트랙 ‘Hashtag#’과 ‘No fake’에서 이들의 지향점이 드러난다. 발군의 리듬감을 과시한 ‘Hashtag#’과 ‘No fake’에서 멤버들의 호흡은 월등하고 브레이브걸스의 ‘물거품(Love is gone)’의 인트로를 부활시킨 두아 리파 스타일의 ‘Candy#’은 세련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트랙이다. 제목을 무한 반복해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익숙함으로 치환한 2000년대 알앤비 스타일 ‘Good girl’의 흐느적거리는 느긋함은 현재 K-팝 걸그룹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이라 오히려 신선하다.
캔디샵은 여느 K-팝 걸그룹들처럼 낮은 음을 가성으로 거의 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코맹맹이 음색도 많지 않고 듣는 사람이 불안하지도 않다. 자신감으로 노래를 지배하고 자존감으로 단단한 보컬을 구축한다. 멤버들의 장단점을 파악한 용감한 형제와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작곡 팀의 영민한 전략이자 전략적인 리드는 캔디샵에게 멋지고 인상적인 데뷔를 선물했다.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성적만이 결코 좋은 노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록곡-
1. Hashtag# [추천]
2. Good girl [추천]
3. No fake [추천]
4. C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