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유행이 장례를 치른 지 한참 지난 지금 K팝 남자 아이돌 신에서 소생의 조짐이 보인다. EP < You Had Me At Hello >의 예고편으로 발매한 제로베이스원의 신곡 'Sweat'은 시작부터 바로 스프링클러처럼 뿜어대는 신시사이저 물줄기와 거대한 후렴으로 뜨거운 여름 페스티벌 현장을 청각화한다. 'In bloom', 'Crush (가시)'를 이어 그룹의 지향점이 전자음악 쪽임을 분명히 드러내는 곡이다.

군데군데 개선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태생상 멤버들의 음색이 하나로 어우러지기가 굉장히 어려운 편인데, 과거 타이틀곡이 중추에 심은 브레이크비트로 시선 분산을 유도했다면 이번 신곡은 위압적인 스펙터클의 부재에도 각 보컬 간 이질감이 크게 들지 않는다. 랩 파트를 과감히 덜어내고 대신 삽입한 '워우워우워', 'Brrrup ba ba ba dum' 같은 클리셰적인 구절은 목표 스타일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상투적인 '청량' 수식어와 불필요한 자체 장르 명명에 힘쓰기보다 핵심을 잘 따르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