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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최유리
2024

by 손민현

2024.05.01

한결같이 근면한 싱어송라이터 최유리가 더블 싱글로 다시금 봄의 문을 두드린다. 이번에도 그가 지난 몇 년간 선보인 강점이 뚜렷하게 묻어난다. 피아노와 통기타에 어울리는 음색은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내려앉으며 주로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소재로 삼는 노랫말은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이런 고요한 보편성이 분명 인디 영역 밖에서도 최유리를 찾게 만드는 매력이다.


물론 이런 스타일 특성상 단조로움과의 결투는 숙명이다. '오랜만이야'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를 타파하는데 그 형식은 얼마 전 홍이삭의 '사랑은 하니까'를 프로듀싱할 때와 유사하다. 기초 악기와 보컬로만 꾸민 도입부는 나지막이 시작을 알리고,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를 서서히 추가하며 긴 러닝타임을 너른 공간감으로 채웠다. 자기 음악에 필요한 요소와 그들 사이 조화를 고민한 곡.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자리 잡은 최유리의 영역이 또 한번 넓어진다.

손민현(sonminh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