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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프롬(Fromm)
2024

by 신동규

2024.07.24

형체도 잔향도 남지 않는다. 변주곡 기반의 독특한 작법과 가창으로 록과 포크의 경계를 넘나드는가 하면 때론 팝으로 선회해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던 프롬은 분명 남들과 다른 차별점을 지니고 있었다. 예컨대 보컬의 입체감과 악기 활용의 탁월함이 돋보였던 ‘좋아해’나 다채로운 리듬 폭을 자랑했던 ‘달밤댄싱’, 명확한 가사 전달을 위해 음향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 싱글 ‘그런 계절이잖아요’ 등 그간 발표한 작품에서 드러났던 여러 장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잠이 오지 않는 어느 여름밤의 정취를 겨냥한 음악이라 해서 남들처럼 늘어질 필요는 없다. 직접 쓴 노랫말이 진정성을 전달한다 한들 드림팝에 영향을 받아 감각적 무드를 추구하는 오늘날 인디 뮤지션의 전형에 가까운 사운드와 전개가 이를 가린다. 평범과 안정을 찾다 보니 정체성을 놓친 셈이다. 항상 더 나은 성과를 낼 순 없다지만 해당 곡은 하던 대로도, 하던 만큼도 완수하지 못한 안일한 결과물이다.

신동규(momdk77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