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이는 스펙트럼이 넓은 래퍼다. 그루비룸과 과카(Kwaca)를 비롯한 감각적인 프로듀서들의 지원 사격과 랩, 보컬을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흔들림 없이 소화한다. 카리스마 강한 힙합 트랙 'Lambo!’와 'Rollin’’에서는 특유의 멜로디컬한 랩을, 'Pick up your phone’에서는 진입 장벽 낮은 대중적인 알앤비를, 미니멀한 비트의 랩 트랙 ‘아스팔트’와 'Bad boy’에서는 시크하고 나른한 톤을 각각 멋들어지게 선보인 바 있다.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놓치지 않는 탄탄한 기본기를 증명해 온 셈이다.
신곡 'Hit me up’도 마찬가지다. 감성적인 러브송이라는 점에서 직전 싱글 'Kiss me now’와 결이 비슷한데 통통 튀는 비트와 수위를 낮춘 가사로 한결 듣기 쉽고 편하다.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의 래퍼 민기를 피쳐링으로 동원해 타켓팅의 조준 범위를 넓힌 점도 그래서 합리적인 전략으로 읽히며 조합 자체도 나쁘지 않다. 큰 욕심 없이 어깨에 힘을 푸니 더욱 달콤하게 들리는 미란이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