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이 채 되지 않는 분량 중 꼬박 1분을 차지하는 고양이 울음소리에는 어떠한 의중도, 의미도 찾아볼 수 없다. 인트로와 아웃트로는 물론이고 후렴구 오버 더빙과 랩 파트까지 욱여넣은 무게감 없는 반복은 금세 피로를 전하는 한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멤버들의 목소리를 빼앗았다. 테디가 작곡에 참여하진 않은 모양이나 그의 얼굴을 내건 레이블에서 선보인 첫 걸그룹 데뷔곡이라기엔 실로 조악하다.
곡 전반을 주조한 베이스와 킥 드럼의 단순한 조합은 양 절의 동일한 구성과 만나 빛이 바랬고 군무를 뽐내기 위해 비워둔 30초가량의 후주는 그나마의 기억마저 무디게 만든다. 단조로운 리듬과 들리지 않는 가사, 공허한 되풀이와 일변도의 전개 모두가 패착이다.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와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 간의 경계에서 어느 쪽도 완수하지 못하고 모호한 형상만이 남은 탓이다. 그래도 하나의 발견이라면 가원의 보컬 정도. 그 외 구성원 개개인의 장점을 느끼기엔 곡이 견고하지 못하다. 어째서 몇 번이고 곱씹게 되는 좋은 음악보다 잠시면 잊힐 당장의 훅 송 하나가 더 중요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