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 up’과 ‘Drop top’보다 먼저 나왔다면 어땠을까. 역동감과 흥겨움을 동시에 잡았던 ‘Hands up’ 그리고 자아 확장을 증명한 ‘Drop top’이었기에, 제목이 던지는 기대와 달리 예열에 그치고 마는 신보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발매 시기 자체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들리나 충분히 달궈지지 않은 불판 위를 달리는 인상은 애초에 계절감을 타지 않는 미해결 과제다. 여러 측면에서 미야오의 색과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포인트가 생명인 저지 클럽을 세련이라는 명목하에 극히 다듬은 탓이다. 멜로디는 숨을 죽인 채 오직 강하게 때리는 비트만이 머릿속을 맴돌며, 이들의 장점인 묵직하게 치고 들어오는 보컬 또한 사라졌다. 더하여 갑작스레 온도를 낮춘 프리 코러스는 갖가지 실험을 통해 모처럼 옅어진 블랙핑크의 그림자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분명한 뒷걸음질임에도 다행인 점은 이들에게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것. ‘아직’이라는 부사가 유효한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