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적이면서도 풍자적인 ‘Doja’는 센트럴 씨에게 영국 랩의 왕관을 씌워주었다. 명성 높은 유럽 뮤직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에 오르고 브릿 어워드에 여러 차례 지명된 이 뜨거운 감자는 꾸준한 히트 싱글로 스타덤에 불을 지핌과 동시에 중심은 음악에 있음을 설파했다. 거침없는 행보가 모순되는 듯한 제목의 데뷔작 < Can’t Rush Greatness >는 1998년생 래퍼의 패기와 다작이 쌓은 숙련미를 융합했다.
영국 향 진하다. 센트럴 씨의 서사는 해당 지역과 국가와 관계하며 미국식과 달리 악센트 명확한 영국 영어를 구사한다. 서늘한 비트 위로 미국 래퍼 21 새비지와 합을 주고받는 ‘Gbp’는 총기(AK-47)와 칼, 파운드와 미국 달러의 대조로 성공의 명암을 다뤘으며 “My belly would ache in need of a scran(배가 아파질 정도로 굶은)” 같은 세세한 묘사로 사회상을 들춘 ‘Up north’는 빈곤층 청년의 수기와도 같다.
곳곳에 포진된 킬러 트랙이 응집력을 높였다. 긴장감 넘치는 선율과 급하게 때려대는 스네어 등 유케이 드릴의 구성미를 구축한 ‘Band4band’와 알앤비 아티스트 니요의 히트곡 ‘So sick’을 샘플링한 ‘Truth in the lies’가 향후 발매될 컴필레이션의 두 자리를 예약했고 “Should know that you can’t rush greatness(성공은 결코 서두를 수 없지)”란 구절로 스토리텔링을 압축한 ‘5 star’는 비교적 반복적인 랩과 배경 트랙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랩 비프로 얽혔던 그라임 신의 대표주자 에이치와 더불어 영국 랩 음악계 화두로 부상한 센트럴 씨의 < Can’t Rush Greatness >는 두 장의 믹스테이프 < Wild West >와 < 23 >을 통해 갈고 닦은 유케이 드릴 공법과 그에 적합한 랩을 발휘했다. 피상성을 두른 각종 가십과 논쟁에서 벗어나 삶의 실상에 밀착한 이야기와 예술가의 자의식을 드러낸 이 작품은 위대함으로 가는 여정의 첫 단추와도 같다.
-수록곡-
1.No introduction
2. 5 star [추천]
3. Gata (with Young Miko)
4. St. Patrick’s
5. Gbp (with 21 Savage) [추천]
6. Top freestyle
7. Up north [추천]
8. Crg (with Dave)
9. Limitless
10. Now we’re strangers
11. Truth in the lies (with Lil Durk) [추천]
12. Ten (with Skepta)
13. Band4band (with Lil Baby) [추천]
14. Gen z luve
15. Walk in wardrobe
16. Must be
17. Don’t know any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