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연약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극복의 증표로 굳은살이 박힌다. 규칙이 없는 삶 속에서 통제되지 않는 본인의 모습에 불안해하는 가사와 달리, 사운드는 매우 단단하다. 기타 스트로크, 베이스 라인, 드럼 비트 등 모든 세션이 빈틈없이 조화롭고 풍성하다. 현란한 테크닉이나 복잡한 리프 없이 간결한 구성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흐름이긴 하나 짧고 강렬한 기타 솔로와 드럼 필인으로 잠깐의 역동적인 파형을 만든다. 정석적이지만, 투박하거나 미숙한 인상은 아니다.
위기는 곧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소년 만화의 서사가 작동한 것만 같다. 과도기는 필연적으로 상처를 주지만, 흉터가 자리 잡고 난 뒤에는 새로운 시선과 끈끈한 결속이라는 선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전 곡들보다 평이한 만큼 안정적인 'Rules'는 조금 더 노련해진 발룬티어스의 새로운 성장기를 대표할 만한 곡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