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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V
더보이즈(THE BOYZ)
2025

by 장준환

2025.03.27

첫 15초는 좋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 뒤로는 맥락 없는 가사와 철 지난 사운드만이 남는다. 원헌드레드레이블에서 새출발을 알린 더보이즈의 행보가 첫걸음부터 심상치 않다.


'VVV'는 그룹의 강점을 이해하지 못한 수뇌부의 전략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곡이다. '눈물이 링 위에 떨어질 때'의 구수한 선율이나 엉성한 한영 혼용 표현 등 2000년대식 작법부터 맞지 않는 탈을 쓴 것만 같다. 정돈된 훅이 분위기를 밝게 바꾸며 봉합을 시도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산만한 구성 탓에 이조차도 몰입하기가 힘들다.


남다른 미감과 콘셉트로 꾸준히 파격을 이어온 더보이즈의 명맥이 갑작스레 끊긴 것 같아 적잖이 당황스럽다. 앨범의 제목대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인 셈.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수록곡 'Miss demeanor'보다는 낫다는 점이다.

장준환(trackcam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