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Bliss
타일라(Tyla)
2025

by 신동규

2025.05.21

같은 무기를 쥐고도 어떻게 휘두르느냐의 문제다. 작년 아프로비츠의 유행을 타고 대중의 뇌리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데뷔 앨범 < Tyla >는 예상보다 굵은 점으로 남았다. 자신과 함께 장르가 부상했고, ‘Water’라는 상업적 흥행이 따르며 이름을 새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만큼 이른 한계가 예상됐다. 제삼 세계 음악 특성상 생명력이 길지 않을 것이란 우려, 한 장르에 철저히 굳혀진 모습은 오히려 그가 펼칠 가능성을 가둘 것이란 위험도에 관한 이야기였다. 


셀프 타이틀 음반 발매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싱글 ‘Bliss’는 살아남기 위해 골똘히 고민한 결과다. 결국 팝과 아마피아노 사이에서 전자를 택했다. 후자가 안기는 정체성을 버릴 순 없는 노릇이기에 배율을 달리해 접근 방법을 바꾼 모양새다. 때문에 평이하고, 무난하다. 변화라기엔 전작과 같은 그림으로 일관하고, 변모라기엔 약하다. 각 요소의 향취가 강해 내용물이 빈약함에도 개성으로 포장될 수 있다는 점만은 위안. 아직 걱정을 불식하지 못한 타일라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신동규(momdk77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