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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이무진
2025

by 이재훈

2025.06.11

‘신호등’과 ‘과제곡’의 이무진으로 돌아온 듯 자전적이지만 한층 더 진중하다. 어쿠스틱 기타가 도입부터 전면에 나오며 음악으로도 그의 회귀를 나타낸다. 무명 가수에서 유명 가수로 발돋움한 이무진의 궤적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라는 말에 명백한 반례가 되었지만 그 과정은 지치고 아팠다고 토로한다.


고된 여정 속 많은 걸 내려놓은 덕에 한결 가볍고 상쾌하다. 테크니컬한 보컬을 강조하려던 이전과는 달리 4분간 착실히 쌓아 올리고 터뜨리는 정석적인 방식을 택해 무난하지만 자연스럽다. 당돌하기보단 담담하게 눌러쓴 가사는 낙관적인 그의 곡들 사이에 독특한 결에 노래로 위치한다. 어쩌면 전환점으로도 남을 수 있는 ‘뱁새’는 다시 노란 신호등을 향해 날아오르려 날개를 가다듬는다.


이재훈(sngov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