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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ous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
2025

by 장준환

2025.07.11

남미에서 광풍을 이끈 카드(KARD) 이래로 한참 잠잠했던 혼성 그룹이라는 영토에 뜨거운 화젯거리가 하나 던져졌다. 더블랙레이블의 수장 테디가 선보인 5인조 팀 올데이 프로젝트가 바로 그 주인공. ‘Famous’로 하여금 이들에게 내려진 행동 지침은 ‘차분함’이다. 데뷔 전부터 쏟아진 관심에 친근함 혹은 화력으로 응수하기보다는 도도함을 유지하며 의도적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셈이다.


의미심장한 '예고편 전략'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니다. 오히려 얼얼한 유효타를 날리는 건 투박하다면 투박할 직관성에 있다. 힙합의 사이퍼 문화처럼 각자 자신을 피력할 시간을 넉넉히 분배한 강수부터 멤버들에 대한 프로덕션의 강한 신뢰가 드러난다. 각 파트가 시작될 때 비트 드롭을 반복해 스포트라이트를 교체하거나, 저음역대에 강한 애니와 타잔의 구간에는 악기를 잠시 뒤로 빼 매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한 뒤 상대적으로 고음에 어울리는 나머지 멤버들에게 리드미컬한 사운드를 몰아주며 역동적인 캐릭터를 입히는 연출도 흥미롭다.


블랙핑크의 후신에 가까운 포지셔닝과 랩 스타일이 은은한 기시감을 낳지만 그 위에 혼성 그룹의 특색이 덮이며 새로운 균형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애초에 선율도 거의 없는 미니멀한 비트 위에서 멤버들의 무력 하나로 밀어붙이는 팀이 얼마만인가. 개성 강한 다섯 명이 어떻게 하나로 녹아들지는 차차 풀어갈 숙제겠으나, 지금 올데이 프로젝트는 그간 혼성 그룹의 부진이 모호한 타깃 분석이나 팬덤 결속의 어려움 같은 산업적 이유가 아닌 그 모든 걸 아우를 강력한 브랜딩, 즉 고민의 부재였음을 말해주는 예시 중 하나가 된다.

장준환(trackcam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