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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Jump)
블랙핑크(BLACKPINK)
2025

by 박수석

2025.07.27

팀으로서 2년 10개월 만의 복귀를 알린다. 허나 긴 시간이 무색하게 실상 주된 문법은 그대로다. 고조되는 전개, 드롭처럼 항상 봐 왔던 구성에 더해 특유의 현란한 비트, 과잉된 사운드까지 여지없이 등장한다. 아이돌 음악에서 보기 힘든 테크노(Techno)를 활용해 환기를 꾀하지만 그마저도 서부극을 연상시키는 초입과 충돌하고, 후렴에 얹은 멜로디는 부조화를 극단으로 이끌며 당혹감을 자아낸다. 꾸준함과 답보 사이에서 무게추는 명백히 후자로 기운다.


어떻게든 곡을 차트에 올려놓으면 품질은 부차적인 사안이 되기도 한다. 이 ‘히트 지상주의’적 사고는 그저 화려하고 자극적인 소리로 채운 작위적 중독성만을 낳았다. 개성적인 매력을 뽐내며 K팝의 새로운 생명력을 포착한 솔로 활동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물이다. 인상적인 각개 전투와 달리 이들이 뭉쳐 되풀이한 성공 방정식은 산업 이면의 그림자를 다시금 드리운다. 전진하는 네 명의 스타를 앞세운 채, 블랙핑크의 몸체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박수석(pss1052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