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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중식이
2025

by 한성현

2025.08.13

최근 이즘과의 인터뷰에서 프론트맨 정중식은 유년 시절 접한 영화가 감수성 형성의 일등공신이라 말했다. 국내 순회공연 ‘헬로’를 마치고 밴드 중식이가 발표한 동명의 싱글은 아예 영화를 소재로 삼았다. 쓸쓸한 분위기 위 ‘나는 멜로 영화가 싫었죠‘를 얹는 목소리가 요새 멸종 위기에 처한 서부영화의 공기를 피워낸다. 해외에서 컨트리의 입지가 계속 커지는 마당이니 우리나라도 카우보이가 다시 등장할 때가 되긴 했다.


기세를 끝까지 이어갔다면 좋았으련만. 팽팽한 긴장감은 유순한 후렴이 등장하는 순간 급격히 녹아내린다. 주류에서 밀려난 조연에게 공감과 연민을 표하는 본연의 태도가 확고한 나머지 도입부에 형성한 고독한 캐릭터의 장르극이 평범한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정직한 각운 반복으로 만드는 운율과 2000년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닮은 기타 솔로의 동행도 데면데면하다. 연기 변신의 기미가 결국 또 한 편의 타입캐스팅으로 마무리된 곡.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