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스파를 잇는 나이비스의 몽환적인 후일담이다. 전자음악을 앞세워 의미 있는 발걸음을 기록한 주인공과 달리 가상 세계의 조력자는 섬세하게 움직인다. SM 막내 하츠투하츠 ‘The chase’와 흡사하게 곡의 요소를 의도적으로 비틀어 묘한 기대감과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접근이다. 이 방향을 설정한 신시사이저 효과음, 맺고 끊음이 명확한 리듬, 랩으로 처리한 후렴구 등 대부분의 요소가 절제되어 있고 박자를 나르는 악기만 모범적으로 움직인다.
인조 보컬의 완성도와 존재감을 강조한 구성이다. 너무나 명확하게 단어가 귓가에 안착한다. 이번에는 이 청명함과 깔끔함이 ‘Sensitive’가 주는 아리송한 비인간성의 근원이다. 유행과는 정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분절된 발음이 또렷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최근 실재하는 아이돌이 자연스러운 한영 조화를 위해 한국어까지 흘리듯 발음한다면, 나이비스는 듣기 평가와 같은 화법으로 역전해 청각에 긴장을 부여했다. 어색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태생적 신비주의에 걸맞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