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Focus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2025

by 김호현

2025.10.29

섬세하다. 영리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피아노 선율과 이를 따뜻하게 받쳐주면서도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베이스 라인의 조화가 흐뭇하다. 음악적 동기를 반복하며 감성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편곡자의 숙련된 솜씨가 묻어난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K팝의 전형적인 진행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그 흐름의 모양은 어쨌든 달라야 한다는 음악적 의지가 느껴진다. 이전 노래들과 비교하면 확실한 발전이다.


하우스 장르를 이용하여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줬던 레드벨벳이나 에프엑스 등 같은 소속사 선배들의 이미지가 얼핏 떠오른다. 다만 이 기시감이 고민 없는 답습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그보다는 일종의 계승에 가깝다. 지난 십여 년간 K팝이 어떤 진화를 거쳐왔는지가 노래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곡을 첫 EP의 타이틀로 삼은 선택은 퍽 용기 있는 도전이다. 이들에게 영감을 건넨 이들이 그랬듯 언젠가 후배들에게 'SM식 음악'의 기준으로 서겠다는 선언이다.

김호현(hoizm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