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진영에서 주목받는 오존은 낮게 읊조리면서 가사를 툭툭 내뱉지만 조동진이나 레너드 코헨, 고든 라이트풋과는 달리 알앤비의 느낌도 나는 가창으로 우리의 심장을 건드린다. 청승맞은 외모, 모성애를 자극하는 불쌍한 표정과 대비되는 관조적이고 깊은 음색은 그의 ‘절대 반지’다. 이 젊은 싱어 송라이터는 이것으로 자신의 역량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무표정하고 심드렁한 그의 얼굴 속에서 우리는 속세의 욕심과 번뇌를 잠시 잊는다.
쓰리 핑거 주법이 관통하는 ‘나는 지금’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작곡한 싱어 송라이터 강승원의 쓸쓸한 오리지널을 처연하게 부활시킨 곡이다. 오존의 목소리는 원작자 강승원의 건조한 음색보다는 기름지지만 목소리와 기타, 신시사이저로 이루어진 음악은 순백의 백설기처럼 담백하다. 우리의 감성을 모나지 않게 보듬고 굴곡진 인생을 다림질처럼 평평하게 펴주는 오존의 ‘나는 지금’은 잘난 체하고 허세 떠는 게 멋지고 세련됐다고 착각하는 군상들에게 필요한 치료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