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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green
코르티스(CORTIS)
2026

by 한성현

2026.05.16

파격이자 논쟁적인 데뷔였다. 누군가는 해외 힙합의 트렌드를 이 정도로 녹여낸 K팝이 드물었다며 마이너 장르 차용력에 감탄사를 보냈지만 한편으로 랩의 플로우를 가리켜 과도한 레퍼런스가 아니냐며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호오가 극심한 와중에도 뛰어난 해외 성적을 기록하며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남성 소비자가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보이그룹 반열에 올라서기도 했다. 청신호였다. 아직까지는.

‘Youngcreatorcrew’가 숏폼을 통해 먼저 공개되었을 때 싸늘했던 여론은 자유와 방종이 한 끗 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다. ‘영크크’, ‘영흐흐’, ‘올크크’ 따위의 말장난을 신세대의 감수성으로 마냥 포장할 수 있을까?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서는 본인들조차 확실치 않은 모양이다. 제인 리무버(Jane Remover)의 디지코어(Digicore) 사운드 외에도 아는 게 많은 진지한 아티스트라고 어필하려는 듯이 끄트머리에 침울한 ‘Blue lips’를 덧붙였지만 그조차도 프랭크 오션이다. K팝이 사랑한 팝스타 계보 중 이미 익숙한 인물을 모델로 갈아 끼웠다는 점에서 자체 제작 아이돌 칭호는 급격히 무게감을 잃는다.

표면적으로 ‘탈 K팝’을 외치는 것에 비해 이들은 정작 산업 규격을 그리 벗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2000년대 인디 신의 일렉트로클래시 스타일 ‘Redred’나 묵직함이 넘치는 트랩 비트 ‘TNT’를 과연 또 어떤 아이돌이 부르겠냐 묻는다면 쉬이 대안을 떠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도 결국 여타 그룹처럼 숏폼 챌린지에 사활을 걸고 글로벌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쉽게 꽂을 수 있는 거대 자본의 뒷배는 누구보다 든든한 상황이다. 전작보다 프로듀서 수를 늘린 채 인디 미학을 탐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필연적으로 이율배반이라는 말을 외칠 수밖에 없게 된다.

< Color Outside The Lines >를 둘러싼 짐짓 호의적이던 시선은 기실 음악 외적인 요인에 기인했다. 아직 어린 멤버들의 습작 치고는 준수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약 8개월 간 누적한 외적 성장의 이면에서 재해석의 부족은 여전하고 팀의 신조인 창작 욕구는 온라인 밈 생성을 위한 구애로 변질되었다. 혹자는 ‘이해하지 못하면 느끼’라고 한다. 아니, < Greengreen >은 반대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얕은 수가 대부분이라 알맹이를 찾기가 힘들다. 지금으로서는 코르티스의 음악이 아무리 끌린다 한들 ‘시끄럽다’ 혹은 ‘웃기다’ 밖에는 댈 근거가 없다.

-수록곡-
1. TNT [추천]
2. Redred [추천]
3. Acai
4. Youngcreatorcrew
5. Wassup
6. Blue lips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