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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난 채로 걷는 게 나다운 거라서
클라씨(CLASS:y)
2026

by 정하림

2026.07.10

어떤 공백은 단절과 동시에 시작을 품는다. 통통 튀는 신시사이저와 함께 사랑에 빠졌던 ‘Psycho and beautiful’도 벌써 1년 6개월 전의 일. 그동안의 기록을 초기화하고 새로운 시간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은 건 한 번도 쓰지 않은 악기다. 멜로디의 중심을 잡는 일렉트릭 기타와 정직하게 기반을 다지는 드럼이 이전의 전자음악 소스를 지우며 정반대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앨범 제목에 맞게 과거를 상쇄한 컴백이다.


전형적으로 전개되는 팝 록이 담백하다. 재료만 달라졌을 뿐 안정적인 구성의 뼈대를 유지한 곡은 매력을 각인하겠다는 과한 다짐 대신 솔직한 모습을 투영한다. 청취의 끝에 멤버들의 음색이 먼저 남는 것도 최근 유행하는 자극적인 사운드가 빠진 덕분이다. 규격을 탈피하는 변주가 한 번쯤 존재했다면 평이한 인상을 뛰어넘지 않았을까. 오랜만의 복귀치고는 너무도 안전한 전략을 택했다.


정하림(sielsia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