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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ude
퀸시 존스(Quincy Jones)
1980

by 김獨

2005.06.01

1980년대 개막을 알린 팝 성찬.

그야말로 놀랍기 그지없는 음반이다. 이때부터 퀸시 존스의 전매특허인 대곡 지향적인 크로스오버 문법은 수십 명의 게스트를 한자리에 결집시킨 것에서 쾌조를 불렀다. 팝 역사상 가장 완벽한 데뷔 앨범으로 기억되는 마이클 잭슨의 < Off The Wall >(1979)을 통해 프로듀싱 영역을 한 차원 확장시킨 사운드 스펙트럼은 이 음반에서 또 한번 경이적인 사운드 연금술을 선사한다. 지금 청해도 황홀경에 빠져드는 첫 곡 'Ai no corrida'는 당시 디스코 시대를 관통한 수작이었고, 타이틀 넘버 'The dude'는 소리를 뽑는 기술 하나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귀신같던' 퀸시 존스의 음감 괴력이 광채를 발한다.

불과 5세 때 퀸시 존스와 첫 만남을 가지면서 이후 '팝계의 흑진주'로 성장한 패티 오스틴(Patti Austin)이 객원 싱어로 가세해 'Betcha' wouldn't hurt me', 'Razzamatazz' 등 무려 4곡에서 숨겨둔 보컬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퀸시 존스가 이 무렵 '최고의 남성 소울 가수'라며 극찬한 바 있는 제임스 잉그램(James Ingram)에 대한 애정은 'Just once'(17위), 'One hundred ways'(14위) 같은 팝 차트 톱 20에 오른 소울 발라드에서 대번 증명되고도 남는다. 이 2곡은 국내 라디오 청자들의 리퀘스트 팝송으로 사랑을 받았으며, 브라질 뮤지션 이반 린스(Ivan Lins)가 작곡한 연주곡 'Velas'의 지적 개성은 훗날 퀸시 존스가 즐겨 쓰는 편곡 스타일로 정착했다.

그래미상 4개 부문 수상을 달성한 이 음반이 없었다면 오늘날 그의 명예가 상쇄됐을지도 모른다. 일찍이 마이클 잭슨의 앨범만 제작했다면 딱히 데이비드 포스터만큼의 명성만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주류 흑인 음악을 예술적 가치를 뛴 매혹적인 상품으로 승화시켰다는 데 있다. 퀸시 존스에게 '최고의 프로듀서'라는 훈장을 달아준 명작이다.

-수록곡-
1. Ai no corrida
2. The dude
3. Just once
4. Betcha' wouldn't hurt me
5. Somethin' special
6. Razzamatazz
7. One hundred ways
8. Velas
9. Turn on the action
김獨(quincyjon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