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던 리더 문혜원은 한 인디밴드의 보컬로 출발했다. 2000년대 모 지역방송국에서 제작하던 '디비딥 밴드'라는 다큐를 통해 얼굴이 소개되었다. 이후 팀을 나와 지금의 뷰렛을 결성하면서 본격적인 밴드음악에 돌입했지만 미모와 가창력을 겸비한 덕분에 작년 뮤지컬 '황진이'로 친숙해졌다. 작사 작곡을 모두 소화해내며 다양한 재능을 겸비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인디에서까지 스타로 대접받는 그이기에 현재의 행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2005년 EP 앨범을 발매한 뒤 활동을 이어나갈 듯 보였지만 멤버들의 탈퇴 이후 문혜원과 안재현만 남았다. 한때 두 명이 남고 나머지는 세션들로 이루어져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밴드로 홍보되기도 했지만 피터팬 콤플렉스의 멤버였던 이교원이 합류함으로서 그간의 오해는 불식되었다.
화학반응을 통해 보라색 용액이 생기는 반응공식을 팀명으로 정한만큼 적당한 음악 색깔을 선보인다. 파란색과 빨간색 스펙트럼 중간에 위치한 보라색은 우울함과 슬픔을 지니면서 과격함까지 표현한다. 흔히 이중인격을 지닌 사람들이 보라색을 좋아한다는 일설도 있지만 이를 정확히 파고든다. 도입부의 일렉트로닉 함이 인상적인 'Without you'는 에반에센스의 슬픔이 곁든 과격함을 본뜨고 있다. 푸른 색채의 낭만을 지나면 타이틀 곡 '거짓말'은 펑크 분위기가 가득하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문혜원의 보컬은 기타의 호흡과 절묘하게 결합되며 불꽃같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전작에서 음울한 분위기를 많이 보여줬다면 메이저 데뷔작에서는 'Love and Hate', '푸른 사막의 끝'을 통해 음과 양 사이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특히 EP 앨범에 수록되었던 'Fly my voice'는 이번앨범에도 수록된 유일한 곡으로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우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이리쉬한 분위기 자아내면서 나중에는 컨츄리로 급반전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다른 트랙들과 비교될 만큼 매우 활기찬 분위기다. 어두운 집착에서 벗어나 새로운 날갯짓을 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물론 브릿팝 스타일의 단조 곡 '사랑해요'는 슬픔의 근원을 파고드는 듯한 위로와 안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분노에 가득찬듯한 'Violet'과 마지막까지 감정에 휩싸인 오르간 연주를 보여주는 '웃지 않는 공주' 같은 곡들에서 본래 뷰렛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 대중지향적인 속성과 본래의 색채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과거는 집착에 현재는 과도한 부담으로 얼룩진 것 같다. 팀의 변화는 곧 문혜원의 역량에 달렸다. 외부활동과 팀 활동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한다면 김윤아 같은 모델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수록곡-
1. Without U (작사 : 문혜원, 작곡 : 문혜원)
2. 거짓말 (문혜원, 문혜원)
3. 오늘밤은 잠든 후에도 곁에 있어줘 (문혜원, 문혜원)
4. Fly my voice (문혜원, 문혜원)
5. MaMa (문혜원, 문혜원)
6. Do you wanna get me? (문혜원, 문혜원)
7. Love and Hate (문혜원, 문혜원)
8. 사랑해요 (문혜원, 문혜원 이교원)
9. Violet (문혜원, 문혜원 이교원)
10. 웃지 않는 공주 (문혜원, 문혜원 이교원)
11. 푸른 사막의 끝 (문혜원, 문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