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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태양
2008

by 류석현

2008.06.01

소리가 시원하게 뻗는다. 더티 사우스(Dirty South)같이 비트가 날카로운 음악에 적합한 보컬이다. 국내에서는 클럽 사운드라는 말을 통해서 일렉트로니카 선율과 힙합비트가 결합된 음악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적당한 보컬을 찾기란 어려웠다. 태양은 최근의 흐름을 잘 받아들이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데 탁월한 기지를 보인다.

'Intro_Hot'에서 변조된 보컬은 금방 에이콘(Akon)을 상기시키고, 타이틀 곡 '나만 바라봐'는 팀발랜드(Timbaland) 풍의 사운드와 니요(Ne-yo)의 목소리를 듣는듯 한 착각이 들만큼, 어반(Urban)사운드를 잘 소화해낸다. 뿐만 아니라 더티 사우스(Dirty South)의 불쾌감을 이식해온 발라드 '기도', 비트와 현소리가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죄인'등에서도 기복 없는 외침을 자랑한다.

하지만 기계적인 스타일에 익숙한 나머지 차분한 느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Baby I'm sorry'같이 조금은 가라앉는 느낌의 곡에서도 차가운 톤이 상당히 강하다. 이럴 경우 감정이 어느 부분에 실려 있는지 판단하기가 애매하다. 지금의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지라도 발라드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익숙치 않은 방식이다.

이번 앨범은 분명 그가 잘 할 수 있는 '스타일'에 맞춰졌다. 단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다양한 감정을 묵혀내는 노력이다. 높은 톤과 비교적 비트가 많은 음악은 세련됨을 강조하지만 느린 리듬과 낮은 곡조의 곡을 바탕으로 성숙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음악 트렌드를 좇는 노력이라면 여기서 멈춰도 충분하다.

-수록곡-
1. Intro_Hot (작사 : G-dragon / 작곡 : G-dragon, 용감한 형제)
2. 기도 feat. Teddy (Teddy / Teddy, Kush)
3. 나만 바라봐 (Teddy / Teddy, Kush)
4. 죄인 (양현석 / Gabe Lopez)
5. Baby I'm sorry (G-dragon / 전승우)
6. Make love (Kush / Kush)
류석현(soulry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