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독일어로 '경고'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밴드를 결성한 이후 무려 6년 만인 2008년 밴드명과 동일한 제목의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한 악퉁(Achtung)은 이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주관하는 '2월의 우수 신임 음반'에 선정되기도 한 실력파 그룹이다. 활동해온 기간에 비춰 턱없이 적은 수의 앨범을 발표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 심리내지는 내재된 음악적 욕구 충족의 기지를 한껏 발휘하려는지 1년 만에 2집 < 네 안에 숨기 >를 공개했다.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분위기는 첫 곡에서부터 마지막 곡에 이르기까지 앨범 전반에 고루 퍼져있다. 어쿠스틱과 모던 록, 재즈와 함께 장르간의 통합을 꿈꾸며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주류 음악의 감성과 다르게 자신들의 음악을 펼치고자 한 점이 감지된다.
앨범은 어쿠스틱 기타가 곡의 중심축을 잡고 베이스와 드럼의 미니멀한 악기구성을 이루지만 필요에 따라 첼로와 피아노, 만돌린, 하모니카가 삽입되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밋밋함을 경계한다. 1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살려 꼭 전자음을 쓰지 않고도 밀도 높은 음악을 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앨범제목으로 내건 곡 '네 안에 숨기'는 마치 영화에서의 페이드 아웃(Fade Out)효과를 연상시킨다. 밝은 화면이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곡의 도입부를 꽉 채운 악기는 점점 해체주의적 기악구성을 보이며 결국에는 볼륨을 낮춰 보컬만을 남기는 독특한 음악전개를 선보인다. 타이틀곡 'Dilemma'(딜레마)는 묵직한 첼로 반주를 특징삼아 많은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머물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너만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무거운 마음을 대변한다.
앨범에서 유일한 리메이크 곡인 'Autumn leaves'(어텀 리브스)는 원곡과는 또 다른 경쾌함을 선보인다. 가을의 서정과 쓸쓸함이 짙게 배어나던 느린 템포의 곡이 휘몰 듯 연주하는 현란한 악기 연주와 짧게 끊어 부르는 보컬로 대치되었다. 원곡의 느낌이 살아있기는 하지만 상큼한 느낌으로 편곡되었던 기존의 익숙한 곡들과는 또 다른 감성을 전이한다. 재기 발랄한 악퉁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트랙이다.
블루지한 감성과 어쿠스틱한 연주로 한 껏 발휘된 포크의 감성 그리고 팝의 요소를 두루 시도한 악퉁. 그들은 음악적으로 특정 장르에 치중하거나 한 장르에 머물기를 고집하는 다른 가수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며 자신들만의 특정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밴드의 조속한 귀환에 반가움과 고마움이 교차공존하는 이유다.
-수록곡-
1. 나의 길
2. regret
3. take me higher
4. 네 안에 숨기 [추천]
5. dilemma [추천]
6. mistake
7. 6/8
8. autumn leaves [추천]
9. wake me up
10. tic tac t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