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외에서의 반응도 열렬하다. 이 미국 아티스트는 영국, 유럽에서 호평을 이끌어 내며 브릿 어워드 해외 신인상을 수상한다. 스물다섯 아델의 공개적 광 열풍을 잠식 시킬 만한 새로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레이디 가가의 괴상하면서도 자극적인 미래지향적 음악에 몇 년간 노출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식상해졌다. 캘리포니아의 쾌락을 연신 외쳐대는 케이티 페리의 가벼움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찰나. 2012년에 등장한 '뉴 걸'이다.
1960년대 미국 영화 속 배우 분위기를 타고난 외모는 타 국 여성을 향한 무의식적인 '고전적 판타지' 부분을 자극한다. 게다가 곡 작업능력까지 겸비하니 어느 곳에서 거부할 수 있겠는가. 한 번 들어도 급속도로 입력되는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의 거대한 후크 송과는 달리 'Born to die', 'Off to the races', 'Video games', 'Dark paradise', 'Carmen' 등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마치 비밥 연주곡 속 즉흥연주처럼. 예상을 뒤엎는 화성, 멜로디에 도용할 수 없는 고유성이 존재한다.
라나의 '부르기'를 점검해보기 전 일단 초반과 다르게 시간이 흐르며 특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1990년대 슈퍼스타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 덧붙여 최근 성대 결절 속 위기의 아델을 돌아본다. '가창력을 향한 무조건적 추앙으로 인한 부담감'은 가수들에게 과한 볼륨, 성량 출력이 없으면 음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결국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다. 그들의 회복 불가능한 목소리는 '디바'는 즉 '음악적 포만감' 중심이라는 독설을 퍼부었던 미디어, 음악 프로그램, 마켓에 경고한 바 있다. 라나 델 레이에 대한 대중의 환호성이 들리는가. 테크닉적인 면만을 높이 사는 음악 소비를 거부하는 시장 내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Blue jeans', 'Diet mountain dew', 'Million dollar man'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기본 콘셉트를 무너뜨려도 아름다울 수 있다. 때로는 목을 꼭 쥐어 뒤 틀은 소리로, 때로는 부정확한 발음으로, 때로는 불안감을 덤으로 안기는 끝 음 처리로 뇌리를 뒤흔든다. 기존 '여신'의 공식을 깬 정돈되지 않은 창법의 히로인은 이제 메이저 시장 내 '새로운 기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곳곳에 '모호함'이 웅크러져 있다. 컨트리나 미국 팝에 근거한 후크적 요소는 어디에도 없지만 흐름이 전혀 예상되지 않는 멜로디는 '미국의 근간' 재즈의 즉흥성과 닮아있다. 시대를 뒷걸음쳐 태어난 고전적 외모와 가장 세련된 현대 사운드가 함께 공존한다. 상업성에 대한 혐오로 스스로를 응징한 '청춘 음악 영웅' 커트 코베인을 흠모함과 동시에 '상업시장의 결정체'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동경했다. 숙련된 보컬은 아니지만 지루하지 않은 강렬함이 있다. 놀랍지 아니한가. 간결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정체성은 < Born To Die >를 국제적 승리로 이끈다.
-수록곡-
1.Born to die [추천]
2. Off to the races
3. Blue jeans [추천]
4. Video games [추천]
5. Diet mountain dew
6. National Anthem [추천]
7. Dark paradise
8. Radio
9. Carmen [추천]
10. Million dollar man
11. Summertime sadness
12. This is what makes us gir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