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함을 주조해내는 감각이 역시 빼어나다. 무너질 듯 가련한 목소리와 비장한 선율의 사이에서 어떤 단단함을 꽃피운다. 가창과 독백 사이를 오가는 상승부도 인상적이다. 하나의 곡 단위에서, 그리고 곡의 각 순간에서, 라나 델 레이는 그렇게 불안과 격정을 한껏 밀어붙여 내면의 견고한 바닥에 안착시킨다. 젖은 나무 냄새 물씬 풍기는 악기들이 그를 감싸고 돌며 라나 델 레이 특유의 색채로 캔버스를 채우고, 퍼즈 톤의 기타가 화폭을 짧게 가로지르며 곡의 색감을 부드럽게 끌어올린다. 힙합과 접촉하며 나름 변화를 꾀했던 최근 작품들에서 다시 ‘본질적인’ 영역으로 돌아온 셈이다. 마침 계절도 가을이다.

Mariners apartment complex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2018
조해람(chrbbg@gmail.com)
싱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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